화장품이야기/화장품성분

피부 과학의 기초, pH (1)

화장품에 조금만 관심이 있고 티비나 잡지 등의 매체 광고를 유심히 본 적이 있다면 pH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화장품 광고 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도 음식물의 pH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pH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의 피부, 몸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pH는 power of hydrogen ions 혹은 potential of hydrogen ions의 약자로 설명됩니다. 글자 그대로 뜻풀이를 한다면 수소이온들의 힘 또는 잠재력이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무슨 수소이온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물의 화학식은 H2O입니다. 즉 2개의 수소원자에 1개의 산소원자가 서로 전자를 공유하여 만들어진 분자입니다. 이런 분자를 공유결합물질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공유결합물질이 비극성인 반면 물은 극성을 띠고 있습니다. 물의 극성에 대한 간단한 예를 들자면, 수돗물을 매우 가늘게 튼 다음 에보나이트 막대를 양털에 문질러서 정전기가 형성된 에보나이트 막대를 흐르는 수돗물에 가까이 가져다 대면 물의 흐름이 휘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물이 극성을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이런 극성으로 인해 물의 극히 일부는 이온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증류수 1리터에는 수소이온(H+)과 수산이온(OH-)이 각각 0.0000001몰이 존재합니다. 이 가운데 수소이온만 따로 생각한 것이 pH입니다. 만약 수소이온에 대해 생각한다면 pOH가 되겠지만 수소이온이란 물의 일부가 이온화될 때 생기는 것으로 1909년 덴마크의 생화학자가 그 농도를 표시하기 위해 창안한 것입니다.

 

물 1ℓ에 수소이온이 0.1g이 이온화되어 있다면 이 때 pH는 1이 됩니다. 0.01g 이온화되어 있으면 pH2, 0.001g이 이온화되어 있으면 pH3이 됩니다.

 

물 1ℓ당 H+의 양(g) 

 pH

 1

 0

 0.1

 1

 0.01

 2

 0.001

 3

 0.0001

 4

 0.00001

 5

 0.000001

 6

 0.0000001

 7

 0.00000001

 8

 0.000000001

 9

 0.0000000001

 10

 0.00000000001

 11

 0.000000000001

 12

 0.0000000000001

 13

 0.00000000000001

 14

▲ 수소이온의 농도와 pH와의 관계

 

한 pH단위당 수소이온의 농도는 10배씩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pH 한 단위가 증가할 때마다 수소이온 농도는 10배씩 감소되는 것입니다. 순수한 물의 경우 수소이온의 농도는 물 1ℓ당 0.0000001g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때를 pH7의 중성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수용액 중에 함유된 수소 이온의 농도에 따라 산성, 중성, 알칼리성으로 구분하여 부릅니다. 약산성 화장수라든가 산성식품, 알칼리식품이라고 할 때 모두 pH를 말하는 것입니다. pH는 0에서 14까지의 숫자로 표시되며 중간인 7을 중성, 7에서 14쪽으로 갈수록 강알칼리성이며 7에서 0으로 갈수록 강산성이 됩니다. 헤어린스의 pH는 대체적으로 4부근입니다. 이 말은 헤어린스 1ℓ중에 함유된 수소이온의 양은 0.0001g이라는 말입니다. 또 pH6인 화장수에 함유된 수소이온의 양은 0.000001g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pH6의 화장수를 만들고자 한다면 0.000001g의 수소이온을 넣어주면 됩니다.

 

지금부터는 피부의 pH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피부의 pH는 표피 자체의 pH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 표면에 존재하는 피지막의 pH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즉 피부 표면에 증류수를 소량 첨가하여 측정한 pH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pH는 인종, 성별, 나이, 시기, 측정부위 등에 따라서 각기 다르며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일정한 pH를 나타내는 것 또한 아니지만 피부의 pH는 피지의 지방산과 땀의 젖산에 의해 일정하게 유지가 됩니다. 즉, 피부의 pH는 피부 그 자체의 pH가 아니라 땀과 피지가 혼합되어 피부를 덮고 있는 피지막의 pH를 뜻합니다. 유아는 성인보다 피지의 함량이 적기 때문에 pH가 높으며, 부위에 의한 차이는 대체로 밖으로 나온 것보다 안으로 들어간 곳이 비교적 높은 pH를 나타냅니다. 이것 역시 피부가 외부에 대한 일종의 방어작용을 나타내는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피부는 약산성을 띠고 있으며 이 약산성의 상태에서 세균의 증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알칼리성에 의한 피부 과민증이 방지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피부의 pH는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피지선과 땀샘에 분비되는 분비물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것은 성별, 인종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산성이며, 표피쪽이 진피쪽에 비해 더 산성을 나타냅니다. 또한 신진대사가 왕성한 20~30대의 피부는 어린이나 노인보다 더 산성입니다. 그런데 피부가 알칼리성으로 기울게 되면 저항력이 약해지고 세균의 번식에 의해 피부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어린이나 노인의 피부가 약한 것을 떠올리면 적절합니다. 뾰루지나 피부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 여드름 피부의 경우 pH는 7~8이 되며 가려움증과 예민을 동반한 소양증의 피부는 pH 7.5~9로 지수가 높습니다. 반면 두피의 경우 다른 부위에 비해 비교적 피지나 땀의 분비가 왕성하여 pH 4.8 정도의 산성을 띱니다.

 

피부의 pH가 약산성을 나타내는 것은 피부에서 분비되는 젓산과 아미노산, 유로칸산 등에 기인합니다. 또한 피지 중의 유리 지방산도 관계가 깊습니다. 지성인 피부는 pH가 더욱 산성인 경향이 나타나고 건성피부는 지성피부보다 pH수치가 비교적 높습니다. 그리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산성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에 의해 피지선의 발달과 비대화가 여성보다 촉진되기 때문인 것입니다. 피부 표면의 pH는 피지량에 반비례하여 몸의 중심부에서 팔다리의 끝부분으로 갈수록 피지의 함량이 줄어드나 피부의 pH는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소한선의 땀은 pH3.8~5.6정도이며 이것이 일정량으로 피부표면에 분비되면 피부의 pH는 일시적으로 낮아지나 수분이 증발하면 다시 본래의 pH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증발이 잘 안되는 부위, 즉 피부가 접히는 부위 등은 다른 부분보다 pH가 높습니다. 대한선의 땀은 6.2~6.9정도이며 소한선보다 높은 pH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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