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이야기/화장품리뷰

[guerlain] 겔랑 이딜 오 드 퍼퓸 (가을향수추천)

이젠 정말 가을이구나 싶을 정도로 아침 저녁 바람이 시원하기도 하고, 어제 같은 경우엔 차다 싶은 기운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따뜻한 커피나 차도 자꾸 찾게 되는 것을 보면 가을이 맞는가봅니다. 오늘은 가을 향수로 추천하고자 하는 향수 이야길 하려고 합니다. 바로 겔랑 이딜 오 드 퍼퓸입니다. 이딜이 출시할 때는 나름 마케팅을 했던 것 같은데 새로운 향수들이 출시가 되면 기존 향수들은 약간 뒤로 밀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향수들도 좋겠지만 필자는 자꾸 예전에 내가 사용해봤던 향수들에 머물러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젊었을 때는 이 향 저 향 도전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이만하면 좋다 싶은 그런 마음인 것 같습니다. 겔랑은 향수의 명가입니다. 5대째 이어지는 조향사들은 겔랑만의 느낌을 쭉 이어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조향사인 티에리 바세는 겔랑 가문의 사람은 아니지만, 샬리마라는 걸작을 만들어 낸 장 폴 겔랑까지는 겔랑가문의 후회들이 향수 명가를 지켜왔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티에리 바세는 그 나름의 향을 잘 구현하여 새로운 시대의 겔랑 향수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적으로 티에리 바세의 작품들도 괜찮다 싶습니다. 오늘 이야기해보려고 하는 이딜 역시 티에리 바세의 작품입니다. 겔랑 이들은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 두 종류가 있는데 이딜 오 드 퍼퓸 출시 이후에 이딜 오 드 뚜왈렛이 후속 작품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필자는 오 드 퍼퓸을 쭉 사용해왔습니다. 언젠가 가을 독일로 출장을 가던 해였던지, 중국으로 출장을 가던 해였던지 가물가물한데 가을이었습니다. 면세점에서 향수를 살 생각이었고, 사려고 했던 향수는 랭스땅드 겔랑이었습니다. 그 전부터 쭉 사용해오던 향수였습니다. 근데 면세점엔 없더군요. 그냥 돌아설 수는 없고 새로 나온 향수라며 이딜 시향을 권해서 해보는데, 아! 이거다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거침없이 100ml향수로 결제를 했었더랬죠. 겔랑에서 향수만 사지는 않았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파우더류랑 몇 가지 아이템을 더 담았던 기억이 납니다.

 

▲ 겔랑 이딜 오 드 퍼퓸 50ml 152,000원(백화점정상가)

/ 겔랑 이딜 오 드 퍼퓸 100ml $167 (188,359원, 면세점정상가)

 

보통 백화점 브랜드 향수들은 30ml, 50ml는 백화점 매장에서, 대용량 100ml는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겔랑 이딜 오 드 퍼퓸은 50ml, 100ml 이렇게 두 사이즈로 나오는 걸로 알고 있으며, 50ml는 백화점 매장에 가시면 구매가 가능합니다. 다만, 많이들 찾는 향수는 아닌 것인지 매장 재고가 없을 수도 있으니 구매 의향이 있다면 (시향할 테스터 제품은 매장에 비치되어 있을 겁니다) 사전에 방문하려는 매장에 오더 문의를 해서 예약해 놔야 두 번 걸음을 안 할 것 같습니다. 100ml는 면세점을 통해 이용 가능합니다. 가격적인 면을 본다면, 면서젬에서 사는 것이 훨씬 좋겠죠. 필자는 그래서 향수는 무조건 면세점에서 사려고 합니다. 상기 안내해드린 100ml 가격은 면세점 정상가이며, 면세점마다 제공하는 할인쿠폰이나 개인들의 마일이지 등등에 따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시 향수 본연의 이야기로 돌아와, 겔랑 이딜은 조향사 티에리 바세가 사랑에 한참 빠져 있을 때 만들었던 향수라고 합니다. 그 여성분은 굉장히 우아하고 지적인 그런 여인이었을까요? 마구 여성여성한 향은 아닙니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이딜 오 드 퍼퓸이 주는 이미지는 약간 차도녀 같은 그런 향수예요. 잡히스토리가 아주 좋은 커리어우먼이 연상되는 향 같습니다. (요즘 드라마 하나 재밌게 보고 있는 것이 있는데 명불허전입니다. 여기에서 김아중 님이 맡고 있는 최연경 의사에게서 날만한 향이랄까요?)

 

이딜 오 드 퍼퓸은 아마도 사용해본 사람은 꾸준히 가져가는 향수일 것입니다. 많이들 쓰는 그런 향수는 아니지만-필자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이들 쓰는데 혼자 안 쓴다고, 귀한 향수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요-그래도 막 유명템 향수로 지하철이나 엘레베이터 안에 들어섰을 때 나와 똑같은 향수를 쓴 사람이 있구나 하는 정도의 향수는 아닙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죠.

 

사실 필자에겐 이딜 오 드 퍼퓸이 비밀 향수 같은 것입니다. 안 가르쳐주고 싶은, 나만의 향기로 남기고 싶은 그런 향수거든요. 이딜 뿐만 아니라 겔랑의 향수가 대부분 필자에겐 나만의 니치 향수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랭스땅뜨 겔랑, 샬리마 오 드 퍼퓸은 사랑입니다.)

 

이딜 오 드 퍼퓸은 향수초보자분들에겐 좀 강하다 싶은 첫인상을 줄 수 있지만 조금 짙은 향을 좋아하면서 사용했던 분이 시향을 한다면 어머 너무 딱이다. 너무 좋다할 만한 향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머스크, 우디 계열의 향을 좋아합니다. 시트러스도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플로럴 향은 - 장미 이외엔 - 아직도 좀 필자에겐 어려운 향수입니다. 필자의 체취나 이미지랑 좀 안 어울린다고 할까요.

 

 

 

 

 

 

 

조향사 티에리 바세는 이 향을 만들 때 "사랑의 상징인 상큼하고 감각적인 꽃다발을 상상했다"라고 합니다. 이 글만 보면 그럼 꽃향기만 가득한 향인가 싶고 꽃향기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분이라면 머리 아픈 꽃향기일까 싶지만 실상은 그런 꽃다발류에서 맡을 수 있는 향기랑은 사뭇 다릅니다. 각 향기 노트를 보면 아시겠지만 탑 노트는 프리지아, 로즈, 라즈베리, 리치이며, 미들 노트는 자스민, 릴리 오브 더 밸리, 피오니, 릴리, 라일락, 베이스 노트는 머스크, 패츌리로 베이스는 머스크와 패츌리의 잔향이 꽉 잡아줍니다. 그리고 특유의 마른 장미 같은 향도 더해지는데 이 잔향은 굉장히 멋스러운 여성의 느낌입니다. 필자는 프리지아나 라일락꽃 향기를 좀 좋아하는데, 이 꽃들은 뒷부분이 은근 파우더리한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참 마음에 쏙 드는 향입니다. 향수병 또한 그냥 만들지 않았군요. 디자이너는 이딜 향수를 디자인하면서 "향수 한 방울, 사랑 한 방울을 상징하는 유동적이고, 관능적이며, 아주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100ml 큰 용량은 이런 느낌이 사뭇 다르지만, 필자가 얻었던 미니어처는 딱 이런 느낌이 너무나 듭니다. 향수 한 방울, 사랑 한 방울. 너무나 아름다운 향입니다.

 

 

필자가 오 드 뚜알렛은 오 드 퍼퓸을 사고나서 백화점 매장에서 나중에 시향을 해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필자는 앞서도 썼듯이 좀 묵직하고 짙은 향기를 선호하는지라-필자도 향수 입문자 시절엔 라이트한 향수를 참 좋아했는데, 자꾸 쓰다보니 묵직하고 짙은 향이 좋아지더군요-오 드 뚜왈렛은 여름에도 꽤나 쓸만 한 라이트함이 있습니다. 싱그럽달까요? 이딜 오 드 퍼퓸은 여름엔...사용할 수는 있는데, 여름엔 여름이랑 더 어울리는 향수가 있으니 거의 안 쓰게 되지만 금방 아침 저녁 바람이 선선해지면 꼭 이딜 오 드 퍼퓸이 떠올릅니다. 이딜 오 드 뚜왈렛보다는 묵직하고 파우리한 잔향이 오래 갑니다. 향은 개인의 호, 불호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꼭 시향을 해보시고 오 드 퍼퓸과 오 드 뚜왈렛 중에서 선택하시면 될 것 입니다. 오 드 퍼퓸이든 오 드 뚜왈렛이든 겔랑 이딜은 정말 아름다운 향이거든요. 특히 여성에겐 더욱 더! 이 가을은 겔랑 이들 오 드 퍼퓸과 함께 분위기 가득한 여자가 되어 보세요!

 

 

 

 

 

 

 

[사족]

참고로, 겔랑 이딜 오 드 퍼퓸은 남자, 여자에게 골고루 좋은 반응을 얻었던 향수입니다. 다들 호감을 많이 보이는 그런 향수이기도 하고, 이상하게 남자분들이 이 향을 좋아했습니다.

 

  

,

최근 댓글

최근 트랙백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링크

카운터

Today :
Yesterday :
Total :